혹시 여러분들은 여행지에 가셨는데 아련하게 "여기 왔었는데..."하는 곳 있으세요?
이번 구곡폭포가 저는 그랬어요. 남편과 같이 강촌에 다녀왔는데요 폭포가 있길래 여기 들려보자.. 하고 갔어요.. 차량 주차비 2천 원 내고 들어가는데 자꾸 남편이 여기 왔었는데.. 하는 거예요.. 무슨 옛 연인이랑 왔었나? 하고 대수롭지 않게 들었어요..
조금 걸어서 들어가니 입장료가 또 있어요. 사람당 2천 원.. 차량 입장료를 또 내야 하나 하고 여쭤보니 춘천 상품권으로 바꿔주시더라고요.. 입장료 명목으로 2천 원 내면 이걸 다시 춘천 상품권으로 바꿔주셔서 소비하게 하는 시스템이더라고요.
아~~~~ 깊은 뜻이..ㅋㅋ
암튼 구비구비 올라가니 숲길이 참 좋았습니다. 20분쯤 올라갔어요.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20분이 짧게 느껴졌어요. 정상쯤 왔을 때 떨어지는 폭포수를 봤을 때.. 아... 여기 왔었구나. 30년 전에 우리 첫애 데리고. 겨울에... 저 흐르는 물이 꽁꽁 얼어있어서 암벽 등반하듯이 올라가는 많은 사람들을 봤는데.. 그때 우리 아이는 2살이었는데.. 남편이 아이 안고 사진 찍고.. 이런 기억이 나더라고요.바로 이 폭포들...
30년 전 아련한 추억이 저를 행복하게 했어요. 여행이란 이런 거구나. 추억하고 기억하고 행복해하고... 행복은 별거 아니더라고요. 그 아이가 벌써 커서 내 품을 떠났으니.. 나는 그 아름다운 추억으로 사는구나.
한참을 이 폭포를 보고 너무 좋았답니다. 1시간여에 걸친 이 작은 폭포 하나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걸 보니 사는 거 별거 아니네요.. 남편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내려오는데 70대 부부들이 냇가에 앉아서 발 담그고 웃으시는 걸 보니 제 마음이 더 좋아졌어요..
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추억에 아이들은 이제 제 품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제 곁을 여전히 든든히 지켜주는 남편을 보니 구곡폭포가 너무 좋은장소였더라구요.. 감사했어요.. 나오면서 춘천 상품권으로 음료수 사서 목 축이고 구곡폭포 좋다.. 하면서 나왔어요..
여러분도 추억의 장소 한번 가보시지요.. 행복한 기억이 새록새록하답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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